‘기생 조합’이라고 하면 흔히 화려한 옷을 입고 연주나 춤을 선보이던 여성들을 떠올리곤 하죠. 하지만 이들이 단지 유흥을 위한 존재였을까요?사실 기생 조합은 일제강점기 당시 여성 예술인들이 스스로 만든 자치 조직이자 예술 노동 집단이었습니다.‘권번(券番)’이라고 불린 이 조직은 기생들의 예술 교육부터 공연 중개, 생계까지 책임지던 곳이었어요. 오늘날로 치면 ‘예능 매니지먼트 회사’이자 ‘직업학교’, 그리고 ‘노동조합’의 기능을 함께 했던 셈이죠. 권번이 뭐야? 기생 조합의 정식 명칭기생 조합은 1914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권번’이라는 명칭으로 제도화되었어요.이는 전통 관기 제도가 사라진 뒤 기생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기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